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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유동열 원장, 뻥뻥 뚫린 國境과 더 절박한 對테러법
사무국    (2016-02-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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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뻥 뚫린 國境과 더 절박한 對테러법

기사입력 | 2016-02-18


유동열 / 자유민주연구원장, 국가정보학회 부회장

최근 출입 국경(國境)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인천항에서도 보안 시스템이 뚫려 두 차례나 외국인이 밀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문제는 최고 보안등급이 적용되는 공항이나 항만을 통한 외국인 밀입국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평택항에서만 중국 선원들이 컨테이너선을 통해 몰래 입국하는 사건이 두 차례나 발생하기도 했다. 만약 이들이 단순 밀입국자가 아니라 정예 테러리스트였다면 하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의 긴장 고조 상황에서 북한에 의한 후방 도심 테러와 사이버 테러의 가능성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도발 원점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실제로 우리는 해방 이후 북한이 자행한 아웅산 폭파 테러, KAL-858기 폭파 사건, 천안함 폭침 도발 등 무려 2900건이 넘는 반(反)문명적 테러를 당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테러의 90% 이상이 북한에 의해 자행됐다. 그리고 지난해 파리 테러 참사에서 보듯이 이슬람국가(IS) 등에 의한 테러 등 초국가적 복합 테러 가능성도 점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사전에 탐지하고 방지할 최소한의 법적 장치인 테러방지법안이 국회에서 15년째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파리 테러 참사 이후 국민적인 입법 압력으로 ‘테러방지법’ 제정이 탄력을 받는가 했으나, 야당은 ‘국가정보원의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 우려’라는 해묵은 논리로 법 제정에 딴지를 걸고 있다. 국정원에 결코 정보수집권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6일 국회연설을 통해 거듭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간곡히 호소했다. 하지만 야당은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처음에는 대(對)테러 주무기관으로 총리실, 국민안전처 등을 주장하더니, 최근엔 아예 정보기관을 새로 재편해 대응하자고 한다.

야당의 이러한 태도는 엄중한 테러 전선에서 숙련된 요원과 기관의 손발을 묶어 놓은 채 새로 선발한 신병에게 전장에서 싸우라고 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국내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을 어떻게든 테러 대응에서 배제시키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테러방지법을 제정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파리 테러 이후 전 세계 주요국은 신속하게 테러 관련 법을 강화하고 정보기관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추세다. 그러나 입법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회는 고속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테러를 사전에 예방하고 차단, 대응하는 데는 통신 정보와 금융 정보(테러 자금)의 추적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테러방지법 제정 외에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과 통신비밀보호법 및 특정 금융거래 정보 보고법의 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렇게 테러 관련 법제를 구축하지 않고 복합 테러에 대비하라는 것은 정보기관의 손과 발, 더 나아가 눈과 귀를 막아 놓고 테러 전선에서 싸우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초국가적 안보 위협에 직면한 21세기에 세계 12위권의 대한민국이 구시대적 논리로 테러방지법도 제정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내외 테러 정세를 고려할 때, 국가안보와 테러 예방을 위한 테러 방지 관련 입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이번 제19대 국회 회기 내에 테러방지법을 제정하지 않는다면 국회가, 좀더 엄밀하게는 야당이 테러리스트들의 비호 세력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http://m.munhwa.com/mnews/view.html?no=2016021801033111000004#_adt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