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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한희원, "사드, 배치도 장소도 국가 기밀이어야"
사무국    (2016-08-30 15:47)   
  

[시론] 사드, 배치도 장소도 국가 기밀이어야

한희원 한국국가정보학회 회장·동국대 법대 학장

입력 : 2016.08.26 03:13

전쟁 등 국가 안보 문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을 커맨더 인 치프(Commander in Chief)라고 한다. 국가 총사령관으로 번역된다. 헌법 제66조는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元首)로 국가 독립과 영토 보전 그리고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할 책무가 있다'고 하여 대통령을 국가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성주 이외의 제3부지가 거론되는 등 점입가경이다. 국가 안보의 3대 핵심은 국가의 존속, 발전, 위신이다. 사드는 국가 존속이 걸린 문제다. 국가가 없는데 경제와 외교가 있을 수 있는가. 그래서 국가 존속이 걸린 문제는 타협이나 양보 대상이 아니다. 헌법 제37조가 국민의 기본권도 국가 안전 보장, 질서 유지, 공공복리를 이유로 제한할 수 있음을 명정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무기 배치와 수준은 비밀에 부쳐야 한다. 냉전 시대 각국 정보기구 최고의 목표는 상대국 군사시설의 위치, 규모, 성능 파악이었다. 예컨대 미국 턱밑에 설치하려던 쿠바 내 소련의 미사일 기지는 CIA가 다윗의 별이라는 영상 정보로 파악하였고,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과 핵전쟁을 불사해 배치를 막았다. 지금도 각국은 상대 국가의 군사기지와 무기 수준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떤 무기가, 어떤 장소에, 어떤 수준으로 설치됐는가'는 밤낮 없는 정보 대상이고 그렇게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비밀리에 자국의 군사 방어 태세를 재구축한다. 그런데 우리는 안보와 정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부 정치인, 언론인, 평론가, 심지어 국방장관이 국가 기밀을 폭로하는 데 앞장선다. 북한 정찰총국, 중국 국가안전부, 러시아 해외정보부 요원들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 파악했어야 할 사드 배치 자체를 포함한 비밀을 누설한다.

제3의 사드 기지를 논의하는 지금도 국방부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국가 경영에는 국민과 대화로 풀어야 할 문제도 있지만, 국가 총사령관이 비밀스럽게 고독한 결정을 해야 하는 국가 안보 쟁점이 있다. 사드 기지는 전적으로 현직 군사 전문가들과 전력분석관들의 의견을 들어 국가 총사령관이 결정해야 할 비밀에 해당한다. 또한 1대를 배치하고도 10대라고 위장해야 하고, 수천 ㎞를 탐지할 능력이 되더라도 수백 ㎞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보 기만 공작을 해야 할 대상이다.


얼마 전 비밀 해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은 1994년 중국 나창 군수공장을 찍은 위성사진을 통해 중국에 판매된 민수용 부품이 군용으로 전용되고 있음을 파악했고, 1996년 중국 B-6D 폭격기의 공중급유를 촬영해 중국이 남중국해까지 사정거리로 둘 수 있음을 알아냈으며, 러시아가 우랄산맥에 거대한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1996년 7월에는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강력한 장거리포를 배치하고 있음도 파악했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집권하면 국가 존속 문제는 소위 갱 오브 스리(3인방) 또는 갱 오브 파이브(5인방)라는 등의 최고안보회의를 거친 후에, 궁극적으로는 커맨더 인 치프가 결정하는 교훈이라도 얻기를 기대한다. 성주 이외의 제3후보지가 논의되는 차제에 아예 사드의 비밀 기지화를 기대한다면 대화와 소통도 모른다고 비난받아야 하는가.


출처: 조선일보 홈페이지